애플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 1/2: 조너선 아이브와 마크 뉴슨

2018.12.03 17:30애플 스페셜, 특집







2015년 출시된 애플 워치, 유리와 금속이 절묘하게 융합된 애플 워치의 디자인은 두 천재 디자이너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는 Mac과 아이폰, iOS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울타리를 넘나들며 디자인을 이끈 애플의 산업디자인 부문 부사장이며, 마크 뉴슨(Marc Newson)은 유선형과 원형을 고집하는 80년대 가장 유명했던 디자이너입니다.


본 글에서는 이들이 만들어낸 제품을 살펴보면서 애플이 향후 추구하고자 하는 디자인 철학에 대해 풀어나가고자 합니다.(철학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한 것 같으나 마땅히 표현할 말이 없어서...)



마크 뉴슨은 누구?




2014년 가을, 애플에 합류하여 애플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마크 뉴슨은 현재 세계 3대 디자이너라 불리는 산업 디자이너입니다. 호주 출생이며 대학 졸업 후 도쿄로 거처를 옮겼으나 현재는 런던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디자인 그룹은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고 여기 소속된 디자이너는 개별 활동이 제한되는 것과 달리 뉴슨은 애플 입사 후에도 다른 기업의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등 신분이 매우 자유롭습니다. 이를 통해 애플이나 조너선 아이브가 그를 얼마나 존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뉴슨은 산업디자이너라고 알려졌지만, 그의 활동은 주방 식기나 가구, 가전제품, 자동차 및 항공 산업, 인테리어 등 장르를 불문하고 퍼져 있어 그의 주력 분야를 꼬집어 말하긴 어렵습니다.

뉴슨의 이름을 널리 알린 '록히드 라운지(Lockheed Lounge 1988년)'나 '엠브리오 의자(Embryo Chair 1988년)'는 유기적이고 대담한 유선형을 사용하고 'Talby'는 눈에 띄는 직선과 원형을 적절히 조합하였습니다. 소재의 질감을 중요시하면서 색채는 자유로운 편이죠. 단순함을 추구할 때는 소재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것도 그의 장기지만, 형광이나 파스텔과 같은 팝아트적인 색상도 자주 다룹니다.



뉴슨의 이름을 널리 알리 작품 '록히드 라운지'

1986년 대학을 졸업한 뉴슨은 시드니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단번에 그의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항공기를 연상케 하는 유선형 디자인의 의자인데요. 당시로썬 상당히 파격적임에도 불구하고 이 의자 가격이 2만 달러에 책정되어 전혀 팔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유명해진 2006년엔 소더비 경매에서 무려 96만 8,000달러에 10대나 판매되었습니다.




애플 워치를 연상시키는 시계 'IKEPOD'


1994년 뉴슨이 설립한 시계 브랜드 IKEPOD, 금속 덩어리를 가공해 만들었으며, 유선형의 모노 케이스가 특징입니다. 이런 방식은 애플의 유니바디와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IKEPOD 시계는 다양한 제품군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솔라리스'의 사각형 케이스와 '밀라노 루프'를 연상시키는 메쉬 밴드는 애플 워치에 많은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IKEPOD Solaris strap demo




미원의 원조 '아지노모도'


대한민국 대표 조미료 미원의 원조는 아지노모도입니다. 2009년 아지노모도 출시 100주년을 맞아 특별한 디자인의 병에 담겨 판매되었는데요. 단순하고 미래 지향적인 모양새와 달리 시장에서는 반응이 좋지 않아 판매가 중단되었습니다.


간결한 디자인의 휴대 전화 'Talby'


뉴슨의 작품 중에서도 일반인들에게 꾀 유명했던 Talby입니다. 현재 뉴욕 현대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조너선 아이브는 누구?



조너선 아이브


조너선 아이브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디자이너 중 하나인 것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애플 디자인팀을 무려 15년 넘게 이끌어온 이 디자이너는 평범한 대학생 시절을 보냈는데요. 학창 시절 제브라 사에 인턴으로 근무하며 디자인했던 TX-2라는 펜이 제품화되며 그 재능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영국 출신인 그는 1992년 애플에 입사하고 97년 잡스가 복귀했을 때 iMac, iBook, iPod 등을 연달아 성공하게 하며 제품 디자인으로 IT 업계를 들었다 놨다 하는 돌풍을 일으킵니다.

조너선 아이브 이전에 애플 디자인을 담당했던 디자이너는 제품의 디자인을 일관적으로 통일하기 위해 디자인 원칙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조너선 아이브는 전임자의 원칙에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도 흰색을 기본으로 하는 단순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호하지만, 제품 디자인에 원칙을 세워두진 않았습니다. 원칙에 집착하면 제품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디자인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디자이너라고 하면 대부분 조너선 아이브 이외엔 잘 모릅니다. 애플의 철저한 비밀주의 때문인데요. 그 이외의 다른 디자이너가 연단에 서거나 공식적인 인터뷰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 조너선 아이브라는 인물이 애플 디자인 팀을 대표하며 공적인 자리에서 '나'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우리'라는 표현을 씁니다. 또한, 서명도 개인 서명 대신 애플 디자인 팀의 사인을 사용합니다. 그가 애플 디자인팀의 대변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팀의 유대를 누구보다 존중하고 제품 제작에서 이상을 굽히지 않고 타협하지 않습니다. 이런 인품 때문에 팀원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지요.



학생 시절 작품이 제품화 성공 '제브라 샤보 TX-2'


그의 디자인이라고 하면 아이폰, 아이맥 등이 유명하지만, 제브라사에서 학생 인턴 시절 디자인했던 TX-2를 보면 그의 재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인턴의 디자인이 상품화되는 것은 당시로썬 전대미문의 일이었기 때문이죠.





애플을 수렁에서 건져낸 주역 'iMac'


마치 복사기를 축소해놓은 것 같은 베이지색의 사무기기는 당시 일반적인 컴퓨터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때 호주의 바다를 표현한 파란색 반투명 몸체는 그야말로 혁신이었습니다. 전 세계에 엄청난 이슈를 몰고 왔던 iMac은 그동안 매년 적자에 허덕이던 애플을 단번에 흑자로 전환하는 계기가 됩니다.




세상을 바꾼 디자인 아이콘 'iPhone'


2007년에 등장한 아이폰은 조너선 아이브가 일으킨 파도 중 가장 높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리 키를 배제하고 정전식 멀티 터치 패널을 도입했는데요. 단순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척 보기만 해도 아이폰이란 걸 인식할 수 있도록 아이폰 디자인을 아이콘화시켜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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