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영화 시작 전 나오는 광고를 가만히 보고 있자면 특정 광고는 업체마다 경쟁적으로 내보내고 있더라고요. 기억을 더듬어보면 통신사 광고가 그랬던 것 같아요. SKT 광고 나오면 KT도 나오고 LG도 나오고 말이죠.
요즘은 '지니'니 '누구'니 해서 AI 기반 음성 인식 비서 광고를 경쟁적으로 내보내고 있는 듯싶은데요. 알파고 이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즈음부터 각 통신사가 AI를 IOT라 부르는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에 어떻게든 접목하려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SKT 누구 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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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음성인식 비서는 애플의 시리 (Siri)와 구글의 알로 (Allo), 아마존의 알렉사 (Alexa)가 있겠는데요. (이들이 인공지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서는 사람 말을 알아들으니 편의상 인공지능이라고 부르죠.)
애플 시리
그런데 애플은 타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음성 인식 서비스 시리를 가지고 있는데도 스피커와 같은 외부 기기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KT 기가 지니
SKT 누구
딜레마
애플의 팀 쿡 CEO는 2017년 1분기 결산 때 아이폰을 쓰는 가정은 스마트 홈을 어떻게 쓰는지 언급했는데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폰 시리에 '안녕'이라고 말하니 집안 전등이 켜지고 커피 머신이 커피를 타줍니다. 집에서 나올 때 아이폰을 탭 하면 문이 잠기죠. 퇴근할 때도 집에 가까워지면 조명이 미리 켜지고 난방이 시작되고요.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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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은 아이폰에 이미 있는 홈킷 (HomeKit)을 이용한 생활 자동화인데요. 애플은 이미 몇 년 동안 홈킷에 힘을 쏟고 있지만, 그리 큰 성과는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심지어 애플 기기를 쓰는 사람들도 홈킷을 써서 스마트한 생활을 즐겨야지! 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고요. 당연히 애플이 이런 결과에 만족할 리는 없겠죠?
애플 홈킷
홈킷을 지원하는 제품이라면 조명, 잠금장치, 블라인드, 가습기, 난방 등 다양한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데 왜 안 쓰는 걸까요?
사실 스마트 홈이라는 것은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거든요.
사람들은 매년 최신형 폰으로 바꾸기도 하고 몇 년 주기로 자동차를 바꿉니다. 그래서 아이폰이나 카 플레이에는 큰 투자를 하고 있는데 집이라는 거는 신축할 때가 아니면 이미 설치된 장비나 가구를 굳이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거 말입니다.
아마존과 국내 통신사, 그리고 구글과 애플이 다른 점
이런 문제를 스마트 홈이 안고 있는데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는 기업의 대표 주자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아마존! 집 안에서 음악과 같은 콘텐츠를 제어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요즘 국내에서도 광고에 많이 나오는 KT '기가 지니', SKT '누구'와 같은 AI 비서, 아마존 에코 (Amazon Echo)를 선보이며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요.
아마존 에코
아마존도 그렇지만 KT나 SKT의 기술 자체는 애플 시리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AI 음성 비서에 대한 입장은 구글이나 애플이 느긋한 반면 아마존과 국내 통신사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2016년 구글 홈 (Google Home)이라는 기기를 발표하고 시리와 같은 구글 어시스턴트로 제어할 수 있게 했는데 개발자가 이런저런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아마존과 비슷하지요.
구글 홈
그런데 구글이 아마존과 다른 점은 세계 최대의 모바일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 안드로이드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하여 폭넓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 때문에 아마존과 구글은 확실히 견해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 기술의 전쟁터가 된 홈 스피커 분야에서 구글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집중해야 할 필요가 줄어든 거죠.
모바일 시대에 인공지능 스피커는 좀...
그동안 극장이나 TV 광고를 통해 인공지능 스피커를 많이 접했는데요. 사실 A 군은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 그리고 SKT의 누가나 KT의 지니와 같은 기기를 다소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답니다.
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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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손안에 있는데 왜 일부러 방이나 거실에 있는 스피커에 말을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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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부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나요? 그리고 가족 구성원이 모두 혜택을 보는 게 아니라면 보통 집이라는 공간보다는 개개인에 더 비중을 두는 것도 요즘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이를테면 내가 원하는 음악을 들을 때 스피커로 온 가족이 듣는 것보다는 고음질 헤드폰으로 방안에서 혼자 듣는 것처럼요.
그러면 애플은?
이 스피커 분야에 대해 애플은 지금까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A 군은 회의적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애플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인공지능 스피커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앱스토어, 시리, 터치 ID, 애플 워치, 애플 페이, 홈킷, 헬스킷과 같이 지금까지 스마트 폰 관련 기술이나 기기는 애플이 움직이는 방향대로 그 성패나 큰 그림이 정해져 온 것처럼 말이죠. 음성 지원 Wi-Fi 스피커도 이 법칙이 반복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애플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아마도 구글과 비슷할 것입니다. 구글과 함께 최고의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장이 어떻게 되든 큰 부담은 없을 겁니다. 거치형 시리 스피커가 없어도 이미 아이폰과 애플 워치가 있거든요. 언제든지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지요.
다만, 그것이 스피커가 됐든 아니든 최소한 아이폰과 애플 워치 이외의 다른 음성인식 기기를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다른 기업들과 살짝 다르지 않을까 하는데요. 스마트 홈을 위한 홈킷과 시리 때문이 아닌 애플 뮤직 때문에 말이죠. 왜냐면 인공지능 Wi-Fi 스피커 중 소노스 (SONOS)를 제외하면 그 어떤 기기도 애플 뮤직을 지원하지 않거든요.
애플 뮤직을 지원하는 SO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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