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캠, 과연 필요한가
아이가 점점 커가니 집에 혼자 있는 때가 많아졌습니다. 어디 같이 가자고 해도 집에서 혼자 놀겠다고 합니다. 부모 입장에선 아무래도 걱정되는 건 당연하고, 그래서 홈캠 설치하고자 생각도 했지요. 처음에는 간단한 클라우드 기반 카메라나 보안 서비스를 고려했는데, 이래저래 걸리는 게 있더라고요.
먼저 비용이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 홈캠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구독료를 내야 하니, 길게 보면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NAS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영상 보관 기간도 그렇고 개인 정보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거대 기업에서 서비스하는 거라지만 모든 데이터가 외부 서버에 저장되니 찜찜하더라고요.
이런 고민을 하던 참에 QNAP TS-264를 영입했고, 아는 분으로부터 TAPO C200 IP 카메라를 한 대 얻었습니다. 이왕 NAS 생겼는데 데이터를 로컬에서 관리 안 할 이유가 없죠. QNAP에서 제시하는 기본 보안 설정만 해도 안전하며 초기 비용만 내면 추가 비용 부담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미 QNAP NAS를 쓰면서 여러 파일을 관리하고 백업하는 데 사용 중이라, 홈캠 시스템도 하나로 통합되면 관리하기 더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QVR Pro
홈캠 얻고 QNAP에 어떤 앱이 있나 보니 두 가지 있더라고요. 가볍게 쓰기에 좋은 QVR Elite도 있고 주력으로 밀고 있는 QVR Pro가 있습니다. 제가 설치한 QVR Pro는 NAS에서 CCTV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고급 감시 앱이라는데요. 단순히 앱이라고 말하기엔 가볍지 않으니 감시 시스템 솔루션이라 말하는 게 더 정확하지 않나 싶습니다.
QVR Pro는 보안성이나 확장성, 편리성에서 강점을 보인다는데 상세한 정보는 여기서 확인하면 됩니다.
제 생각엔 QVR Pro의 장점 가운데 하나가 8채널 무료 제공이라 생각합니다. 홈캠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카메라가 여러 대일 경우, 비용 부담 없이 8대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QVR Elite도 좋지만, 무료는 2채널만 지원하니 거실, 아이방1, 아이방2 이렇게 3곳만 사용하려고 해도 유료 결제를 해야 하나 미묘하게 고민되거든요.
그리고 녹화된 파일은 다른 NAS 데이터와 섞이지 않고 분리되어 있으니 관리하는 데도 문제 없습니다. 스케줄 녹화나 모션 감지, 알림 기능 등 다양한 설정을 지원하니 내가 필요한 부분만 더욱 세밀하게 기능을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뭐가 필요한지 몰라 일단 기능 다 넣었으니 알아서 써" 이런 느낌입니다. 이런 점들이 홈캠에 쓰더라도 적합한 이유가 된 거죠.
얼마 전 저희 아파트에 공지가 하나 붙었습니다. 장기수선충당금 관련된 건데 그 항목 중 하나로 CCTV 증설이 있었습니다. 몇몇 곳 CCTV를 증설하는데 인프라를 통채로 설치하고 그로 인해 예상 비용을 최대치로 잡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역을 들여다 보면 아파트 차원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비용으로 보였습니다.
CCTV 부족한 모든 곳이 동일하게 당장 필요한 곳이 아닌데다 헬스장 같은 곳은 CCTV 없으면 법적으로 상주 인원이 필요하고 인건비 때문에 24시간 운영도 못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루가 멀다 하고 입주민 불만이 나오는 곳입니다.
이 공지가 뜨자마자 입주자대표회의에 연락하여 헬스장, 체육관만이라도 NAS를 활용한 CCTV 시스템 구축에 대해 알려줬습니다. 지금 있는 상주 직원 1~2개월 고용할 비용이면 입찰없이 수의 계약으로도 빠르게 설치 가능하며 전체 인프라 설치될 몇 년 동안 임시로 사용하기는 충분하지 않겠냐고요.
앱 사용하기도 어렵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상시 개방 가능하도록 CCTV 운영 가능하니 아파트에서도 현재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중에 있습니다.
QVR Pro는 4K 고해상도 녹화를 할 수 있지만, 시스템 요구 사항을 보니 TS-x64, TVS 시리즈와 같이 중고급형 NAS에 적합해보입니다. 만약 제가 엔트리 레벨 NAS를 사용했다면 QVR Elite도 괜찮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2채널 무료이니 홈캠 2대만 쓰면 충분하죠. QVR Elite에 관한 정보는 여기서 확인하세요.
QVR Pro와 QVR Elite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QVR Pro | QVR Elite | |
추천 기종 | Intel x86 기반 중급 이상 NAS | ARM 포함 대부분의 NAS 지원 |
메모리 | 최소 4GB (8GB 이상 권장) | 최소 2GB 이상 |
저장공간 | HDD/SSD | 클라우드 저장소, HDD/SSD은옵션 |
네트워크 | 고속 네트워크 필수 | 고속 네트워크 필수X |
그럼 집에서 쓸 요량이면 QNAP의 QVR Elite도 나쁘지 않겠네요. 그래서 시놀로지의 Surveillance Station 두 앱도 비교 대상이지 않을까 싶어 다시 자료 조사를 하니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QVR Elite | Surveillance Station | |
저장공간 | 클라우드, 또는 HDD/SSD | HDD/SSD |
라이선스 | 2채널 무료 (추가 채널은 구독) | 일부 모델에 한해 무료 (유료 확장) |
추천 사용자 | 구독형 클라우드를 선호하는 사람 | 단순 감시 시스템을 원하는 사람 |
QVR Pro로 만든 홈캠 시스템
요즘 홈캠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납니다. 기본적인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충분한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QVR Pro와 호환되는 카메라는 여기서 확인하면 됩니다.
카메라의 해당 코덱이 PC에 설치되어 있지 않을 경우, QVR Pro Client에서 화면이 나오지 않습니다.
QVR Pro Client는 PC의 리소스를 주로 사용하지만, NAS의 리소스도 일부 활용합니다.
※ PC 리소스 사용 (주요 부분)
- 영상 디코딩 (특히 H.265/H.264 처리)
- 다중 카메라 스트리밍 재생
- UI 렌더링 및 조작
※ NAS 리소스 사용
- 녹화된 영상 저장 및 관리
- 실시간 영상 인코딩 및 스트리밍
- AI 분석(해당 기능 사용 시)
즉, 실시간 영상 확인은 주로 PC의 리소스를 사용하고, 녹화 및 데이터 처리는 NAS에서 담당합니다.
QVR Pro Client에서 CPU/GPU 사용량이 높다면, PC에서 디코딩을 수행 중인 것입니다.
저는 자동 모션 감지와 녹화 스케줄링 기능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평일에는 하루 종일 집을 비우기 때문에 아침부터 오후 7시까지 모션 감지로 녹화가 이루어지도록 설정해서 쓰기도 했지요. 이 덕분에 필요한 영상만 저장되어, 저장 공간을 아끼면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외출 중에도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집 안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안심되는 건 당연했고요.
QVR Pro는 알림 기능이 있는데 홈캠이 움직임을 감지하였을 때 바로 푸시 알림이나 이메일로 경고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강아지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강아지가 움직일 때마다 알림을 받으며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겠더군요.
그리고 이건 생각지 못했던 건데 녹화된 영상을 탐색하는 기능이 상당히 쓸만했습니다. 어떤 홈캠이 좋은지 찾아볼 때 기기 스펙만 확인하고 앱 완성도가 떨어지는 건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하드웨어가 좋아도 앱이 불편하면 답답하거든요.
집에 도착하기 전에 녹화된 영상을 시간대별로 빠르게 찾아볼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많은 홈캠 앱을 사용해본 건 아니지만, 폰에서 녹화 영상 스크롤하여 확인하는 게 빠릿빠릿하고 부드러웠으며, 검색할 때 걸리는 시간도 매우 짧아서 이 부분이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홈캠 전용 앱을 쓰다 QNAP 모바일 앱을 쓰니 사용하기 편하게 정말 잘 만들어져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용해 보니 유용했던 기능
실시간 모니터링: 스마트폰 앱(QVR Pro Client)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외출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집 안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서, 집을 비운 동안에도 안심이 되죠. 앞서 언급하긴 했지만, 당연한 기능임에도 빠릿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여행 가서 집 현관 앞에 무언가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되었을 때, 즉시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하면 긴급하게 조처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건 이웃집 양해를 구해야 해서 아직 상상만 해본 건데 이렇게 사용하는 것도 좋겠더군요.
스케줄 녹화와 모션 감지: 스케줄 녹화 기능은 제가 지금도 가장 잘 사용하는 기능 중 하나입니다. 집을 비울 때나 밤에 자고 있을 때, 카메라가 지속적으로 녹화할 필요 없이 모션 감지 설정만 해두면 필요한 순간만 자동으로 녹화됩니다.
다른 앱 쓸 땐 휴대폰에서 시간 범위 지정할 때 오동작이 좀 있었는데 안 그렇더군요. 녹화 영상이 은근히 저장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만큼 공간을 절약하고, 중요한 장면만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능이라 생각합니다.
알림 기능: 모션 감지가 활성화되면 QVR Pro는 실시간으로 푸시 알림을 보내줍니다. 만약 집을 비운 상태에서 알림을 받았다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바로 확인할 수 있죠.
영상 검색: QVR Pro에서 녹화된 영상은 시간대별로 손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녹화된 영상 중 특정 시간대의 내용을 빠르게 찾아보고 재생하는 기능이 정말 유용했습니다. 녹화 영상 검색하는 건 기본인데요. 중요한 건 찾고 재생하는 과정이 꽤 쾌적하다는 겁니다. 클라우드건 아니건 홈캠 앱 완성도가 떨어져 불편한 것도 꽤 되거든요.
이전에는 이런 기능이 부족해 영상 찾는 게 불편했지만, NAS 기반으로 로컬에 저장된 데이터는 훨씬 빠르게 검색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을 찾아 왔다갔다할 때 TAPO 전용 앱보다 확실히 딜레이가 적었습니다.
NAS 기반 홈캠 vs 클라우드 홈캠 서비스
NAS에 데이터를 로컬로 저장하는 것은 개인 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큰 장점입니다. 클라우드 기반 홈캠 서비스는 모든 데이터를 외부 서버에 저장해야 하므로,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존재합니다.
홈캠 서비스 기업에서 보안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실제 영상 유출은 비일비재하고요. 거대 기업이라면 모를까 유명한 기업들조차 보안 이슈는 늘 있어왔습니다. NAS에서는 데이터를 전용 스토리지에 저장할 수 있어 기본 보안 설정이 잘 되어있으면 안심할 수 있죠.
비용 면에서도 NAS는 초기 설치 비용이 들지만, 클라우드 홈캠은 매월 구독료가 발생합니다. 일반 통신사는 대당 월 5천 원 정도부터 시작하고 전문 서비스 기업은 1만 몇천 원부터 시작합니다. 보통 접하기 쉬운 통신사 서비스의 경우 이벤트 발생 시 저장되는 길이도 보통 10분 내외이고, 보관 기간도 보통은 7일 이내입니다.
NAS는 다양한 기능 중 하나의 옵션으로 홈캠을 쓸 수 있는 거라 장기적으로 보면 더 경제적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계속해서 구독료를 내야 하므로, 더 많은 카메라를 추가할 경우 비용이 증가하죠. NAS는 초기 투자가 끝나면 어지간하면 지속적인 비용 부담이 없습니다.
NAS 기반 시스템은 기능 확장하기 좋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추가 카메라를 더하거나, 기능을 직접 설정하는 데 자유로우며, 필요에 따라 다양한 앱이나 플러그인을 설치해 기능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간단하긴 하지만 원하는 화질을 선택할 수 없는 등 기능 확장이 제한적이고,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정책에 따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쓰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 사용 소감
QNAP NAS와 저렴한 홈캠(TAPO C200)을 사용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편리하고 안정적이었습니다. QVR Pro는 고급 사용자나 중대형 사업장을 위한 기능 역시 풍부하여 실시간 모니터링, 스케줄 녹화, 모션 감지 알림 등 많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집을 비우는 일이 많고, 보안에 민감한 저에게 이 시스템은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지요.
NAS에 홈캠을 연동해서 써본 건 처음인데 이전엔 외부에서 집 안을 둘러볼 때는 로봇청소기 홈패트롤 기능을 사용했습니다. 근데 로청에 부가적으로 달린 기능이다 보니 화질도 좋지 않았고 화면 색감도 실제와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로청이 집 구석에 있다 보니 거실을 보려면 원격으로 조종해야 했는데 반응성이 심하게 느렸고 거리감이 체감 안 되어 장애물 피해 움직이기란 쉽지 않더라고요.
결론
집에서 엔트리 NAS를 쓰고 홈캠 2대 이하로 쓸 거면 QVR Elite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사용한 QVR Pro는 기능이 강력하고 QNAP NAS를 사용하면 데이터를 로컬에서 안전하게 저장하고,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모바일 앱이 빠르고 부드럽게 동작하는 데다 UI 구성이 TV 리모콘처럼 쉽게 되어 있어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도 좋습니다.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QNAP NAS, 타임머신 백업 서버로 사용하기 (0) | 2025.03.25 |
---|---|
QNAP TS-264에서 가상 윈도우 사용해 보니 (0) | 2025.03.14 |
QNAP NAS, 스마트 홈 멀티미디어 센터로 사용해 봤더니 (2) | 2025.03.10 |
NAS와 Cloud 서비스, 다 쓰는 입장에서 서로 비교하기 (1) | 2025.02.17 |
QNAP AI 기반 사진 관리 앱, QuMagie(큐매지) 사용 후기 (1) | 2025.02.09 |